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오래 함께 살다가 헤어질 때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재산 문제입니다. 신고를 안 했으니 아무것도 청구하지 못한다고 짐작하는 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함께 모은 재산에 대해서는 분할을 구할 길이 열려 있고, 상속처럼 신고를 전제로 한 권리만 막혀 있습니다. 어디까지 되고 어디부터 안 되는지, 기간은 얼마나 남았는지를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어떤 관계가 사실혼으로 인정되나
민법 제812조는 혼인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신고가 없으면 법률상 부부가 아닙니다.
그래도 두 사람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사실혼으로 다룹니다. 단순한 동거나 연인 관계와 갈리는 지점이 바로 이 두 가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주민등록상 같은 주소에 올라 있는지, 생활비를 함께 관리했는지, 양가 행사에 부부로 참석했는지를 놓고 판단합니다. 결혼식 사진 하나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관계의 존부를 상대가 부인하면 가정법원에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의 소를 낼 수도 있습니다.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재산분할이 되나
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을 정한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상 이혼을, 제843조는 재판상 이혼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근거는 그 조문 자체에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이지 혼인신고에 대한 보상이 아닙니다. 함께 모은 재산이 존재한다면 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청산의 필요가 생깁니다.
절차도 이혼과 같습니다. 가사소송법 제2조는 재산 분할에 관한 처분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두었고, 사실혼 해소에 따른 청구도 가정법원에서 같은 절차로 다뤄집니다.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 유형이어서 조정 단계를 거칩니다.
무엇이 분할 대상에 들어가나
기준은 이름이 아니라 형성 과정입니다. 누구 명의로 되어 있든 두 사람이 함께 모은 것이면 대상이 됩니다.
- 함께 산 기간에 취득한 주택과 전세보증금
- 공동생활에서 모은 예금, 적금, 보험 해약환급금
- 한쪽 명의의 사업체라도 다른 쪽이 실제로 일하거나 자금을 댄 부분
- 공동생활을 위해 진 채무 등 소극재산
민법 제830조 제2항은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을 공유로 추정합니다. 통장 사이로 돈이 오가 출처를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자산에서 이 추정이 힘을 발휘합니다.
| 항목 | 사실혼에서의 취급 |
|---|---|
| 재산분할 | 함께 이룩한 재산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 |
| 부당 파기 위자료 | 가사소송법이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
| 상속 | 배우자 상속권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
| 주택 임차권 | 상속인이 없으면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혼 배우자가 승계합니다. |
무엇이 빠지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 사람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제831조는 각자 관리하고 사용하고 수익하도록 정합니다.
같이 살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아파트, 한쪽이 부모에게서 물려받거나 증여받은 재산이 여기에 듭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넓은 예외가 있습니다. 다른 한쪽이 유지나 증식에 기여했다면 그 몫만큼은 분할 대상으로 끌어옵니다.
대출 원리금을 함께 갚았거나 상가 임대 관리를 도맡은 사정이 대표적이며, 기여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해 통장 내역과 계약서가 함께 나와야 합니다.
확인할 것
· 함께 살기 시작한 시점을 보여 주는 자료 (전입 기록, 계약서, 사진)
· 두 사람 명의의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와 대출 실행 내역
· 생활비와 목돈이 오간 계좌의 거래내역
· 사업체가 있다면 지분, 급여 지급 기록, 출자 흔적
· 관계가 끝난 날짜를 특정할 수 있는 문자나 통보
기여는 어떻게 증명하나
증명의 무게가 법률혼보다 무겁습니다. 혼인신고라는 출발점이 없으니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함께했는지를 먼저 세워야 합니다.
가사노동과 육아도 기여로 평가됩니다. 다만 평가받으려면 그 기간이 특정되어야 합니다. 동거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끊겼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중심에 놓입니다.
소득이 없던 쪽이라면 상대의 소득과 재산 형성 시기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자료가 상대 손에 있다면 가정법원에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은 왜 되지 않나
여기서 경계가 분명히 갈리는데, 민법 제1003조가 정한 배우자의 상속순위는 법률상 배우자를 전제로 하고 사실혼 배우자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쪽이 사망하면 남은 사람은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헤어질 때는 재산분할을 구할 수 있는데 사망으로 관계가 끝나면 그 통로마저 닫히는 구조라, 생전에 정리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주거는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는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하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가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도록 합니다. 상속인이 있어도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면 사실혼 배우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승계합니다. 원하지 않으면 사망 후 1개월 안에 임대인에게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됩니다.
주의
재산분할청구권은 관계가 해소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사실혼은 이혼신고 같은 공적 기록이 남지 않아 해소 시점을 놓고 다툼이 생기기 쉬우므로, 짐을 뺀 날이나 관계 종료를 통보한 문자처럼 날짜가 찍힌 자료를 반드시 남겨 두십시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
2년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이 이혼한 날부터 2년으로 정해 두었고, 사실혼 해소에도 같은 기간이 적용됩니다.
문제는 기산점입니다. 이혼은 신고일이 곧 기준이 되지만 사실혼은 언제 끝났는지가 사실 인정의 영역에 남습니다. 다툼이 붙으면 상대가 훨씬 이른 날짜를 주장하며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방어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관계가 끝난 날부터 자료를 모으고, 재산이 빠져나갈 조짐이 보이면 가압류나 가처분으로 먼저 묶은 뒤 본안을 진행합니다. 사실혼 여부 자체를 상대가 부인하면 관계의 존부부터 정리해야 해 일정이 길어집니다. 남은 기간이 짧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순서부터 잡으십시오.
정리
사실혼은 혼인신고가 없어 법률혼과 같은 지위를 갖지 못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이룩한 재산에 대한 분할 청구는 이혼과 같은 법리로 인정됩니다. 대상은 명의가 아니라 형성 과정으로 가르고, 한쪽의 특유재산이라도 유지와 증식에 기여한 부분은 끌어올 수 있습니다.
반면 상속권은 인정되지 않아 사망으로 관계가 끝나면 청산의 길이 닫힙니다. 청구 기간은 해소된 날부터 2년이고 그 날짜 자체가 다툼거리입니다. 관계가 끝난 시점을 증명할 자료부터 챙기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812조, 제830조, 제831조, 제839조의2, 제843조, 제1003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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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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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혼인신고를 안 했는데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사실혼이 인정되면 함께 이룩한 재산에 대하여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혼인의 의사와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이라는 두 요건이 먼저 인정되어야 하므로, 동거 기간과 생활 실태 자료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상대 명의로만 된 아파트도 나눌 수 있습니까?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함께 산 기간에 취득한 것이라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 같이 살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라면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대출 상환이나 관리에 기여한 부분이 증명되면 그 범위에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사망했는데 재산을 받을 수 있나요?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다만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그 주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사실혼 배우자가 임차권을 승계하고, 상속인이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면 2촌 이내의 친족과 공동으로 승계합니다.
헤어진 지 3년이 되었는데 늦었나요?
재산분할청구권은 관계가 해소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기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해소 시점은 사실 인정의 문제로 남아 있어, 최근까지 함께 생활한 정황이 있다면 기산점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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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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