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을 냈는데 법정이 아니라 조정실로 오라는 통지를 받고 당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순서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가사소송법이 그렇게 정해 둔 것입니다. 재판상 이혼은 법원이 판결로 가르기 전에 먼저 조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고, 이 단계에서 끝나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조정을 왜 먼저 거치는지, 누가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지, 합의가 되면 그 합의에 어떤 힘이 생기고 합의가 깨지면 어디로 가는지를 차례대로 정리했습니다.
왜 조정을 먼저 거치나
가사소송법은 재판상 이혼을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분류하고, 이 유형은 소를 제기하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이것을 조정 전치주의라고 부릅니다.
조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를 냈다면 어떻게 될까요. 법원이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 다만 공시송달이 아니고서는 당사자를 부를 수 없거나 회부해도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회부하지 않습니다.
협의이혼과는 다른 절차입니다. 협의이혼은 법원의 안내를 받은 뒤 양육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지나야 이혼의사 확인을 받습니다. 폭력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등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그 기간은 단축되거나 면제될 수 있습니다.
누가 조정을 진행하나
가사조정사건은 조정장 1명과 조정위원 2명 이상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처리합니다. 판사 혼자 앉아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조정위원은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 중에서 가정법원장이 미리 위촉해 둔 사람이거나, 당사자가 합의해 선정한 사람 중에서 조정장이 사건마다 지정합니다. 당사자가 고를 여지가 열려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조정담당판사가 단독으로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당사자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누가 앉아 있는 자리인지는 첫 기일 통지서에 적혀 있습니다.
신청에서 기일까지 어떤 순서인가
흐름 자체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 관할 가정법원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이미 낸 소가 조정에 회부됩니다.
- 조정장이나 조정담당판사가 가사조사관에게 사실 조사를 맡깁니다.
-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정기일이 지정되고 양쪽에 통지됩니다.
- 기일에 출석해 조정위원회 앞에서 각자의 입장을 말합니다.
- 합의되면 조서를 작성하고, 합의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 단계를 가볍게 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가사소송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조정 전에 기한을 정해 가사조사관이 사실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조사보고서는 뒤에 이어지는 절차에서도 계속 읽힙니다.
조정기일에는 무엇을 하나
조정위원회는 당사자의 이익만 보지 않습니다. 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인의 이익까지 고려해 분쟁을 평화적이고 종국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고 당사자를 설득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걸린 부분은 기준이 하나 더 붙습니다. 친권자 지정과 변경, 양육 방법의 결정처럼 자녀의 이해에 직접 관련된 사항을 조정할 때에는 자녀의 복지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부모가 서로 유리한 조건을 주고받는 식으로 정리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쪽이 마주 앉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분리해 진행해 달라고 미리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는 사건이 많습니다. 요청은 기일 당일에 말로 꺼내기보다 신청서나 의견서에 사정을 적어 미리 내는 편이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합의가 되면 어떤 힘이 생기나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적음으로써 성립합니다. 도장을 찍는 순간이 아니라 조서에 기재되는 순간이 기준입니다.
그리고 이 조서는 그냥 합의서가 아닙니다. 조정과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판결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집행의 근거가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는 이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조정 성립 | 합의 사항을 조서에 기재한 때 성립합니다. |
| 조정의 효력 |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
| 갈음하는 결정 | 합의가 안 될 때 법원이 직권으로 내리는 결정입니다. |
| 이의신청 기간 | 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입니다. |
합의가 안 되면 어디로 가나
끝이 아닙니다. 길이 둘로 갈립니다.
하나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입니다.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거나 성립된 합의의 내용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조정담당판사가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고려해 공평한 해결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가능합니다.
이 결정에는 2주일이라는 시한이 붙습니다. 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기간은 늘릴 수 없는 불변기간입니다. 기간 안에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취하되면 그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다른 하나는 소송으로 넘어가는 길입니다. 이의가 제기되면 사건은 재판부의 심리로 이어집니다.
조정 중에 급한 사정이 생기면
조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법원은 손을 놓고 있지 않습니다. 가정법원과 조정위원회, 조정담당판사는 사건 해결에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신청에 따라 현상을 변경하거나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습니다. 재산의 보존을 위한 처분,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도 같은 근거로 가능합니다.
급박하면 재판장이나 조정장이 단독으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와 가처분도 가사소송사건을 본안으로 삼아 할 수 있으며, 이때는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도 재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주의
사전처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처분을 받아 두는 쪽도, 처분을 받은 쪽도 그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정리
재판상 이혼은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라 조정을 먼저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정 없이 낸 소도 원칙적으로 조정에 회부됩니다. 절차는 조정장 1명과 조정위원 2명 이상의 위원회가 진행하며, 그에 앞서 가사조사관의 사실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합의는 조서에 기재된 때 성립하고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합의가 안 되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지고 2주일 안에 이의가 없으면 역시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조서에 무엇이 적히는지가 사건 전체를 좌우하므로 기일 전에 변호사와 함께 문구를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가사소송법 제2조, 제49조, 제50조, 제52조, 제53조, 제56조, 제58조, 제59조, 제62조, 제63조, 제67조 · 민사조정법 제30조, 제34조 · 민법 제836조의2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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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조정 없이 바로 소송으로 갈 수는 없나요?
재판상 이혼은 조정을 먼저 신청하도록 정해져 있고, 조정 없이 소를 제기하면 법원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 다만 공시송달이 아니면 당사자를 소환할 수 없거나 회부해도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회부하지 않습니다.
조정기일에 상대와 마주 앉아야 합니까?
반드시 함께 앉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분리 진행을 미리 요청할 수 있고, 실무에서도 그렇게 운영되는 사건이 많으므로 신청서나 의견서에 사정을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조정조서를 받았는데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별도로 판결을 받을 필요 없이 조서를 근거로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조서에 적힌 문구가 집행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지에 따라 실제 진행이 달라집니다.
법원이 내린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라 넘기면 결정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되므로 날짜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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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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