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을 하겠다고 법원에 갔는데 한 달 뒤, 또는 석 달 뒤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는 분이 많습니다. 마음은 이미 정했고 서류도 다 챙겨 갔는데 왜 기다려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이 기간을 이혼숙려기간이라고 합니다. 충동적인 이혼을 막고 자녀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주려고 법이 끼워 넣은 기간이며, 원칙적으로 건너뛸 수 없습니다. 다만 가정폭력처럼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줄이거나 면제받을 길이 있습니다.
이 기간을 왜 두는가
협의이혼은 부부가 법원에서 이혼 의사를 확인받아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신청했다고 바로 확인해 주지는 않습니다. 신청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확인기일이 열리고, 그 기간이 숙려기간입니다. 2008년에 들어왔습니다.
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신청한 날 그 자리에서 확인을 받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홧김에 이혼하고 며칠 뒤 후회하는 부부, 아이를 누가 기를지 한 줄도 정하지 않은 채 혼인관계만 끊어 버리는 부부가 이어졌습니다. 법이 시간을 밀어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은 그저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자녀 문제를 정리하라고 주어진 시간입니다. 신청만 해 두고 확인기일에 나오지 않아 그대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송으로 가는 재판상 이혼에는 이 기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조정과 재판에 그보다 긴 시간이 듭니다.
내 경우는 한 달인가 석 달인가
민법 제836조의2는 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으면 3개월, 그렇지 않으면 1개월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녀란 미성년 자녀를 말합니다. 성년이 된 자녀만 있다면 자녀가 없는 경우와 같이 1개월입니다.
임신 중이라면 태아도 양육해야 할 자녀로 보아 3개월이 적용됩니다. 출산 예정이 있다면 신청 전에 관할 법원에 확인해 두어야, 기간을 잘못 알고 짠 일정 때문에 이사와 전학과 재산 정리가 통째로 밀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여럿이고 그중 하나만 미성년이라면 어떻게 되는지 묻는 분이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3개월입니다. 기준은 사람 수가 아니라 미성년자가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 구분 | 내용 |
|---|---|
|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 3개월. 임신 중이면 태아도 포함해 3개월 |
| 성년 자녀만 있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 | 1개월 |
| 기산일 | 신청서를 낸 날이 아니라 법원에서 이혼 안내를 받은 날 |
| 단축과 면제 | 가정폭력 등 급박한 사정이 소명되면 법원이 줄이거나 면제 |
| 재판상 이혼 | 적용되지 않음. 대신 조정과 재판 기간이 든다 |
기간은 언제부터 세는가
기산일은 법원에서 이혼에 관한 안내를 받은 날입니다. 신청서를 접수한 날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부부가 함께 출석해 그 자리에서 안내를 받고 확인기일까지 지정받으므로 두 날짜가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정이 있어 안내가 뒤로 밀리면 기산일도 함께 밀립니다.
안내를 받을 때 확인기일을 알려 주니 그날을 받아 적어 두십시오. 그 기일에 부부가 함께 출석해야 확인을 받습니다. 한쪽이 빠지면 확인이 되지 않고, 정해진 횟수만큼 나오지 않으면 신청은 그대로 종결됩니다.
신청은 부부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두 사람이 함께 출석해서 합니다. 첫 방문에서 안내까지 받아야 기간이 시작되므로, 서류가 빠져 발길을 돌리면 그만큼 손해이니 아래 서류를 미리 갖추십시오.
- 부부 양쪽의 신분증
- 가족관계증명서
- 혼인관계증명서
- 주민등록등본
-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협의서 초안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자녀의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를 확인기일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기간이 지나도 확인을 받지 못합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하고 그 심판정본을 냅니다.
- 법원이 안내하는 자녀 양육 안내를 받습니다. 사정에 따라 전문상담을 권고받기도 합니다.
- 친권자와 양육자를 누구로 할지 정합니다.
- 양육비의 액수와 지급 방법, 지급 기간을 적습니다.
- 면접교섭의 횟수와 방법, 인도 장소를 정합니다.
- 확인기일 전까지 협의서를 법원에 제출합니다.
양육비에 관한 합의는 양육비부담조서로 작성되고, 이 조서에는 집행력이 있습니다. 뒤에 따로 소송을 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으로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액수와 지급일을 막연하게 적으면 손해를 보는 쪽은 결국 자녀입니다. 금액, 매달 며칠, 언제까지, 어느 계좌로까지 적어 두십시오.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사정은 무엇인가
가정폭력으로 당사자 한쪽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경우, 그 밖에 이혼을 급히 해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 법원은 기간을 단축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의사확인 신청서와 함께 사유서를 내고 자료를 붙여 소명합니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단축·면제 신청에 붙이는 자료
· 진단서와 상해 사진
· 경찰 신고 내역, 사건사고사실확인원
· 임시조치 결정문, 피해자보호명령 결정문
· 상담소나 보호시설의 상담 기록
· 해외 이주나 장기 출국이 임박했음을 보여 주는 서류
가정폭력을 이유로 든다면 한 번의 다툼이 아니라 폭력의 지속성과 위험성이 자료에서 읽혀야 합니다. 임시조치나 피해자보호명령이 이미 내려져 있다면 그 결정문이 가장 강한 근거가 됩니다. 자료 없이 사정만 적어 내면 대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정은 말이 아니라 종이로 말합니다.
해외 이주가 임박한 경우, 한쪽이 중병으로 시간을 다투는 경우처럼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이라야 합니다. 재혼 일정이나 감정적인 이유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법원이 인정하면 확인기일이 앞당겨지고, 인정하지 않으면 원래 기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 판단에 따로 불복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되나
숙려기간은 마음을 되돌릴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쪽이 생각을 바꾸면 법원에 이혼의사 철회서를 내면 됩니다. 확인기일에 나가지 않는 방법으로도 같은 결과가 됩니다.
협의이혼은 확인을 받는 순간까지 양쪽의 의사가 모두 살아 있어야 성립합니다. 한쪽이 빠지면 그 신청은 효력을 잃고, 그래도 이혼하려는 쪽은 재판상 이혼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여기서 어느 길이 빠른지 따져 보는 분이 많습니다. 재판상 이혼에는 숙려기간이 없지만 조정과 소송에 그보다 긴 시간이 걸리고, 상대가 시간을 끌면 더 늘어납니다. 협의가 가능한 사이라면 숙려기간을 거치는 쪽이 결국 빠릅니다. 결국 속도를 정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상대의 태도입니다.
기간 중에 재산 문제는 어떻게 하나
숙려기간 중에도 혼인 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아직 부부입니다. 이 기간에 별거를 시작해도 됩니다. 재산 문제를 미리 협의해도 됩니다.
오히려 이 시간을 써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합의서로 정리해 두면 이혼 뒤의 다툼이 크게 줄어듭니다. 누가 무엇을 가져가는지, 대출은 누가 갚는지, 언제까지 정산하는지를 적습니다. 합의서를 공정증서로 만들어 두면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다시 소송을 하지 않고 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재산 문제까지 정리되면 확인기일에 들어가는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확인을 받은 뒤에 남는 일
확인기일에 양쪽이 출석해 의사를 확인받으면 확인서 등본을 받습니다.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이혼은 신고를 해야 비로소 성립합니다.
주의
확인서 등본을 받았다고 이혼이 된 것이 아닙니다.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하고, 그 기간을 넘기면 확인은 효력을 잃어 처음부터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신고는 확인서 등본을 가지고 시청이나 구청, 읍면사무소에 하며 한쪽만 가서도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미루면 먼저 다녀오면 됩니다. 한쪽이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재외공관을 통해 신청하는 길이 있고 숙려기간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다만 확인기일에 출석하는 방법이 다르고, 영상으로 확인을 진행하는 법원도 있으니 관할 법원과 공관에 절차를 미리 물어 두십시오.
협의서를 낼 때 한 가지만 더 당부합니다. 면접교섭을 몇 주에 몇 번,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적어 두십시오. 막연하게 적으면 확인 단계에서 보정을 요구받고, 통과되더라도 이혼 뒤에 같은 문제로 다시 다투게 됩니다. 이 기간이 바로 그것을 정하라고 주어진 시간입니다.
정리
숙려기간은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고 법원에서 안내를 받은 날부터 셉니다. 그 사이에 양육과 친권에 관한 협의서를 갖추어야 하며, 양육비 합의는 집행력이 있는 조서가 됩니다. 가정폭력 등 급박한 사정은 자료를 붙여 단축이나 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확인서 등본을 받은 뒤 3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비로소 이혼이 성립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836조, 제836조의2, 제837조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제76조 · 가사소송규칙 제92조, 제94조 ·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55조의2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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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둘 다 이혼에 동의하는데 왜 기다려야 하나요?
숙려기간은 당사자 합의로 건너뛸 수 없는 법정 기간입니다. 그동안 자녀 양육 협의서를 준비하고,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단축이나 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폭력이 있는데 3개월을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진단서, 신고 기록, 보호명령 등 자료를 첨부해 숙려기간 단축 또는 면제 사유서를 함께 제출합니다. 법원이 인정하면 확인기일이 앞당겨집니다.
숙려기간 중에 상대가 마음을 바꾸면 어떻게 되나요?
협의이혼 신청은 효력을 잃고 이혼하려는 쪽은 재판상 이혼을 청구해야 합니다. 협의이혼은 확인기일까지 양쪽의 의사가 유지되어야 성립합니다.
확인서를 받고 신고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확인 후 3개월 안에 구청에 이혼신고를 해야 하며 그 기간이 지나면 확인은 효력을 잃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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