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상담에서 집과 예금은 목록에 올리면서 퇴직금과 연금은 빠뜨리는 분이 많습니다. 아직 손에 쥐지 않은 돈이니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장래에 받을 퇴직급여도 분할 대상으로 봅니다. 다만 계산 방법과 기준 시점이 집이나 예금과 달라서 따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근속이 길수록 이 항목의 금액이 살고 있는 아파트보다 커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유형별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무엇을 미리 모아 두어야 하는지 순서대로 짚겠습니다.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나누는가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나누는 대상은 같습니다. 재판상 이혼에 관하여도 민법 제843조가 재산분할 규정을 준용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실제로 받아 쥔 퇴직금만 분할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퇴직한다고 가정할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분할 대상이 됩니다. 재직 중이라는 이유로 목록에서 빼면 그만큼 손해가 그대로 남습니다. 회사에서 퇴직급여 추계액 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퇴직급여 추계액 확인서
지금 퇴직한다고 가정할 때 지급될 퇴직급여를 회사가 산정해 적어 주는 서류입니다. 확정급여형처럼 산정 기준이 회사 내부 규정에 달려 있는 제도에서는 이 서류가 없으면 금액을 다툴 근거가 서지 않습니다.
나누는 대상은 재산에서 채무를 뺀 순재산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카드 채무도 함께 계산에 들어갑니다. 혼인 생활을 위해 진 빚인지 개인적인 채무인지가 구분의 기준이고, 순재산이 음수이면 분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인 기간과 기준 시점은 어떻게 잡나
퇴직금 전액이 대상은 아닙니다. 혼인 기간에 형성된 부분만 나눕니다.
혼인 전부터 다닌 직장이라면 전체 재직 기간 가운데 혼인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로 나누어 계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20년 근속에 혼인 기간이 10년이라면 그 절반이 계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 시이고, 협의이혼이라면 이혼이 성립한 때로 봅니다. 퇴직급여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므로, 이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금액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별거 기간의 처리도 자주 문제 됩니다. 별거가 길었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타당한 경우가 있고, 재산 형성에 협력이 없었던 기간은 계산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별거 중에도 생활비를 보내고 자녀를 돌보았다면 협력이 끊겼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별거의 성격까지 따져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왜 따로 청구해야 하나
국민연금은 재산분할 목록에 올려 나누는 재산이 아닙니다. 분할연금이라는 별도 제도로 처리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가 그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 혼인 기간 중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을 가질 것
- 청구하는 본인도 수급 연령에 이를 것
세 요건이 모두 갖추어진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는 기간 제한도 있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권리를 잃습니다.
혼인 기간이 5년에서 하루라도 모자라면 분할연금은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국민연금을 뺀 나머지 재산에서 그 사정을 고려해 정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분할연금은 본인이 공단에 청구해야 하고, 이혼 절차가 끝났다고 저절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 구분 | 퇴직금과 퇴직연금 | 국민연금 |
|---|---|---|
| 처리 방식 | 재산분할 목록에 넣어 정산 | 분할연금으로 따로 청구 |
| 근거 조문 | 민법 제839조의2 | 국민연금법 제64조 |
| 청구하는 상대 | 배우자 | 국민연금공단 |
| 청구 시기 | 이혼 절차에서 함께 | 요건을 모두 갖춘 뒤 |
| 금액 기준 | 기준 시점의 퇴직급여 추계액 |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 |
| 기간 요건 | 따로 없음 | 혼인 중 납부 기간 5년 이상 |
분할 비율을 절반이 아닌 값으로 정하려면
분할연금의 원칙은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2분의 1입니다.
다만 협의나 재판으로 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고, 그 내용을 공단에 신고하면 정한 대로 지급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의2가 이런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이혼할 때 아무것도 정하지 않으면 법정 비율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다르게 하려면 협의서에 명시해 두어야 합니다.
주의
비율을 달리 정했더라도 공단에 신고하지 않으면 지급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습니다. 협의서를 쓰는 일과 공단에 신고하는 일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신고를 잊고 몇 해가 지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번 생긴 분할연금 수급권은 그 뒤에 재혼하더라도 유지됩니다. 전 배우자가 사망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수급권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수급권이 생기기 전에 전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입니다. 요건을 갖춘 시점과 사망 시점의 선후를 확인해야 하고, 나이 차이가 크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이혼 시점에 다른 방식으로 정산해 두는 편이 안전한 경우가 있습니다.
공무원연금과 퇴직연금 계좌는 어떻게 보나
공무원연금에도 분할연금이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 제45조가 수급권자를 정하고 있고, 사학연금은 또 그 법률에 요건과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혼인 기간 요건과 청구 기한이 제도마다 다르므로, 배우자가 어느 제도에 가입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직 중에 이혼하는 경우에는 분할 비율을 미리 정해 두는 방식이 쓰입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퇴직연금은 유형에 따라 평가가 갈립니다. 확정기여형과 개인형 퇴직연금은 계좌에 쌓인 적립금이 그대로 확인되어 비교적 단순합니다. 확정급여형은 산정 기준이 회사 규정에 달려 있어 추계액 확인서가 사실상 필수 자료가 됩니다. 어느 유형에 가입되어 있는지는 퇴직연금 가입 확인서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중간정산 이력도 반드시 봅니다. 이미 정산해서 받은 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예금이나 부동산으로 형태만 바뀌어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산받은 시점과 금액, 그 돈이 들어간 계좌까지 확인해야 재산 목록이 맞아떨어집니다.
자료를 상대가 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 재직증명서와 입사일이 확인되는 서류
- 퇴직급여 추계액 확인서
- 퇴직연금 가입 확인서와 적립금 내역
- 국민연금 가입 내역과 예상 연금액
- 중간정산 이력과 수령액
이 가운데 마지막 항목을 놓치는 분이 특히 많습니다. 이미 받아서 써 버린 돈이라 분할과 무관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끝내 자료를 내지 않으면 소송에서 사실조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회사와 연금공단에 직접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도 함께 씁니다. 재산명시를 먼저 하고 그 결과가 부실하면 조회로 넘어가는 순서가 일반적이며, 자료를 감추는 태도 자체가 기여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조회 신청서에는 어느 기관에 무엇을 물을지 특정해야 합니다. 회사에는 입사일과 퇴직급여 추계액을, 공단에는 가입 기간과 예상 연금액을 묻는 식입니다. 질문이 두루뭉술하면 회신도 그만큼 두루뭉술하게 옵니다. 회신을 받은 뒤 그 자료를 근거로 다시 추가 조회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협의서에 무엇을 적어야 집행이 되나
막연히 나중에 나누기로 한다는 조항은 나중에 집행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단순한 방식은 현금 정산입니다. 다른 재산과 합산해 차액을 지급하고 마무리합니다. 퇴직 시점에 받으면 그때 지급하기로 정하는 방식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이행 시점과 금액 산정 방법을 문서로 특정해 두어야 합니다.
협의서에서 확인할 것
· 어느 시점의 금액을 기준으로 몇 퍼센트인지 숫자로 적었는가
· 퇴직일로부터 며칠 안에 어느 계좌로 지급하는지 정했는가
· 분할연금 비율을 달리 정했다면 공단에 신고할 사람을 정했는가
· 재산분할과 위자료 중 어느 명목으로 적었는가
어떤 명목으로 적느냐는 세금과 직결됩니다. 재산분할로 받는 재산은 청산의 성격이 있어 원칙적으로 증여세가 붙지 않지만, 부동산을 넘기면 취득세는 발생합니다. 위자료 명목으로 넘기면 취급이 달라지므로 문구를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정리
퇴직금과 연금은 반드시 목록에 넣어야 하는 항목이고, 빠뜨리면 그 손해가 그대로 남습니다. 재직 중이라서, 아직 받지 않아서라는 이유는 분할을 막지 못합니다.
국민연금은 재산분할이 아니라 분할연금입니다. 요건과 청구 기한이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비율을 달리 정했다면 공단에 신고까지 마쳐야 하고, 아무것도 정하지 않으면 법정 비율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연금 항목은 마지막까지 미뤄 두지 말고 처음부터 목록에 올려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자료 확보가 절반입니다. 상대가 협조하지 않아도 사실조회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협의서를 쓸 때는 기준 시점과 비율, 지급 시기를 숫자로 적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 국민연금법 제64조의2(분할연금 지급의 특례) · 공무원연금법 제45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 민법 제843조(준용규정)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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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직 퇴직하지 않았는데도 나누나요?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퇴직한다고 가정할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분할 대상이 됩니다. 재직 중이어도 목록에 넣어야 합니다.
국민연금도 재산분할로 나누나요?
국민연금은 분할연금이라는 별도 제도로 처리됩니다. 혼인 기간 중 납부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는 등 요건이 따로 있습니다.
분할연금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요건을 모두 갖춘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자료를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소송에서 사실조회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를 먼저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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