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오래 함께 산 관계가 끝나면, 집과 예금이 한쪽 명의로만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류상 부부가 아니니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대로 돌아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은 사실혼에 대해서도 일정한 범위의 보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인정되고 어디부터는 인정되지 않는지, 무엇으로 증명하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과 사망한 뒤가 전혀 다르게 다루어진다는 점부터 알아 두어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사실혼으로 인정되나
함께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혼인의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부부로 인정될 만한 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동거 기간, 양가 왕래, 결혼식을 올렸는지, 주변 사람들이 두 사람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가 함께 평가됩니다. 연애 관계로 동거한 경우와의 구분이 여기에서 갈립니다. 실제 사건에서 가장 먼저 다투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한쪽에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관계는 다르게 다루어집니다. 원칙적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다만 법률혼이 사실상 파탄되어 형식만 남아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사실혼에 준하는 보호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때는 법률혼의 파탄 시점과 정도를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판단이 갈리는 영역이므로 관계를 정리하기 전에 어떤 자료가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무엇이 인정되고 무엇이 인정되지 않나
큰 틀은 하나로 정리됩니다. 살아 있는 동안의 관계 정리는 법률혼과 크게 다르지 않고, 사망으로 끝난 경우에는 보호가 거의 없습니다.
| 구분 | 사실혼에서 인정되는지 |
|---|---|
| 재산분할 | 인정됩니다. 해소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
| 위자료 | 일방적으로 관계를 끝냈거나 폭력, 부정행위가 원인이면 인정됩니다 |
| 상속 | 인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0조의 상속 순위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
| 임차권 승계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에 따라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 공적 연금의 유족 | 유족으로 인정하는 규정이 있으나 관계를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
|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 | 인지를 거쳐야 생깁니다. 민법 제855조가 그 근거입니다 |
표에서 세 번째 줄이 가장 무겁습니다. 나머지가 모두 인정되어도 상속권이 없다는 한 줄 때문에 결과가 뒤집히는 사안이 있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어떻게 정해지나
사실혼이 해소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함께 형성한 재산을 청산한다는 취지가 법률혼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이면 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시작할 때 각자 가지고 있던 재산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어느 시점의 재산인지를 갈라 두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기여도는 돈으로만 따지지 않습니다. 수입이 없었더라도 가사와 육아로 기여한 부분이 인정됩니다. 다만 기간이 짧거나 경제적 결합의 정도가 낮으면 비율은 낮게 산정됩니다. 공동생활비를 어떻게 부담했는지, 대출을 누가 갚았는지가 구체적인 판단 자료가 됩니다.
위자료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끝낸 경우에 청구할 수 있고, 폭력이나 부정행위가 원인이라면 상대와 그 관계에 관여한 제3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 합의해 정리한 경우에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상속은 왜 인정되지 않나
여기가 법률혼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입니다. 민법 제1000조는 상속의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 순위 어디에도 사실혼 배우자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쪽이 사망하면 재산은 그 사람의 상속인에게 갑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았어도 결과는 같습니다.
사망으로 끝난 경우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고,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때에는 재산분할 청구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함께 마련한 집이라도 명의자가 사망하면 그 자녀나 부모에게 넘어갑니다. 사망한 뒤에는 다툴 통로가 거의 없으므로 준비는 생전에 해 두어야 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지내다가 장례를 치른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의가 누구로 되어 있는지, 그 명의자가 사망하면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를 지금 한 번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등기부와 통장 명의부터 꺼내 보십시오.
생전에 준비해 둘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조치는 정해져 있고, 어렵지도 않습니다.
-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는 방법
- 공동명의로 등기해 두는 방법
- 보험 수익자를 지정해 두는 방법
- 생전에 증여로 정리해 두는 방법
- 동거 기간과 기여 내역을 문서로 남겨 두는 방법
첫 번째와 두 번째가 가장 확실합니다. 유언은 방식을 갖추지 않으면 효력이 없으므로 형식을 지켜 작성해야 하고, 공동명의는 지분을 어떻게 정할지까지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시기를 살펴야 합니다. 보험은 수익자를 언제 바꾸었는지가 뒤에 문제되는 경우가 있고, 증여는 상속인의 유류분과 얽힐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다면 어느 방법으로 정리할지부터 상의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섯 번째도 가볍게 볼 것이 아닙니다. 관계가 살아 있는 동안 남겨 둔 문서는 뒤에 재산분할을 다툴 때에도 기여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해 서명해 두면 더 낫습니다.
연금과 보험, 주거는 어떻게 되나
공적 연금에서는 사실혼 배우자를 유족으로 인정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 관계를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분할연금도 마찬가지여서, 혼인 기간에 사실혼 기간이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보험은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수익자 지정을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한 집에서 명의자가 사망했는데 상속인이 없으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이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합니다.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도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람과 공동으로 승계하는 구조가 됩니다.
이 규정을 모르고 집을 비워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확인하십시오.
자녀와 채무는 어떻게 정리하나
혼인신고가 없으면 아이는 어머니의 자녀로만 기록됩니다. 아버지 쪽 관계는 민법 제855조에 따른 인지를 거쳐야 생깁니다. 인지가 되면 양육비 청구와 상속이 모두 가능해집니다.
아버지가 응하지 않아도 소송으로 인지를 구할 수 있습니다. 양육권과 면접교섭도 법률혼의 경우와 같은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채무는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생활비나 주거에 관한 채무처럼 일상가사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실혼에서도 연대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한쪽이 사업 자금으로 빌린 돈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의 채무로 남습니다.
다만 그 자금으로 취득한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면 채무도 함께 고려됩니다. 그래서 재산과 채무를 같은 표에 올려 두어야 실제 분할 결과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 증명하고 언제까지 청구하나
주민등록등본에 같은 세대로 되어 있는지가 기본 자료입니다. 세대를 분리해 두었다면 다른 자료가 필요합니다. 결혼식 사진과 청첩장은 혼인 의사를 보여 주는 직접적인 자료이므로 따로 보관해 두십시오.
모아 두어야 할 자료
· 주민등록등본, 같은 세대로 되어 있는지
· 결혼식 사진과 청첩장, 양가 왕래를 보여 주는 기록
· 공동으로 쓴 계좌와 함께 낸 관리비, 보험료 내역
· 경조사 참석 사진과 가족 관계에서 오간 메시지
· 동거를 시작한 날과 관계가 끝난 날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
기간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의 행사 기간을 2년으로 정한 민법 제839조의2가 기준이 되므로, 사실혼이 해소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해소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별거를 시작한 시점과 관계가 완전히 끝난 시점을 자료로 특정해 두어야 합니다. 상대가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가압류나 가처분을 먼저 검토합니다.
정리
살아 있는 동안의 관계 정리에서는 법률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모두 가능합니다.
사망으로 끝난 경우에는 보호가 거의 없습니다. 상속권이 없고, 재산분할 청구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생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입니다.
중간에 놓이는 문제도 있습니다.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는 인지를 거쳐야 생기고, 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가 따로 정하고 있으며, 연금은 관계를 증명하면 유족으로 인정되는 길이 있습니다. 모두 미리 확인해 두면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청구를 생각하고 있다면 2년이라는 기간부터 확인하십시오. 혼인신고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든, 재산 관계만은 문서로 정리해 두는 편이 두 사람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 민법 제843조(준용규정) · 민법 제855조(인지)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주택 임차권의 승계) · 민법 제1000조(상속의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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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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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혼인신고를 안 했는데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사실혼으로 인정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명의가 한쪽으로 되어 있어도 함께 형성한 재산이면 대상이 됩니다.
상대가 사망한 경우에도 청구할 수 있나요?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고,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경우 재산분할 청구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사실혼은 무엇으로 증명하나요?
같은 세대 등록 여부, 공동으로 사용한 계좌, 결혼식 사진과 청첩장, 양가 왕래를 보여 주는 자료가 쓰입니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사실혼이 해소된 날부터 2년 안에 재산분할을 청구해야 합니다. 해소 시점을 특정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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