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출생신고가 끝나고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이 올라가면 그 기재는 강한 힘을 갖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지 한 장으로 뒤집히지 않습니다.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절차에는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기간이 붙어 있습니다. 친생부인의 소가 그것입니다.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시계가 돌기 시작하므로,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왜 소송을 거쳐야 하나
혼인 중에 태어난 아이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이 추정은 가족의 신분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장치이고, 당사자들의 합의만으로 해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 인정하더라도 등록부의 기재는 그대로 남습니다. 아이의 신분에 관한 사항이므로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바뀝니다.
실무에서 이 점을 모르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인정했으니 정리된 것으로 여기다가, 뒤늦게 절차를 시작하려 할 때 기간이 지나 버린 사례를 자주 봅니다. 감정을 추스르는 데 몇 달이 걸리고 자료를 모으는 데 또 몇 달이 지나면, 남은 기간이 생각보다 짧습니다.
2년이라는 기간
가장 중요한 것은 기간입니다. 소는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출생일부터가 아니라 안 날부터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안 날이 언제인지가 다툼의 초점이 됩니다. 막연히 의심한 시점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사정을 알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상대방은 대체로 훨씬 이른 시점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가 소송의 첫 번째 쟁점이 됩니다.
상대가 될 사람이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길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습니다.
누가 누구를 상대로 하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부부 중 한쪽입니다. 남편만이 아니라 아내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배우자 또는 자녀입니다. 어느 쪽을 상대로 할지에 따라 절차 진행이 달라지므로, 소장을 내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하는 경우에는 자녀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이 필요해 특별대리인이 선임되기도 합니다. 이 절차 때문에 예상보다 기간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먼저 소를 제기해 기간을 지키고 나머지를 정리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증거는 무엇을 준비하나
- 유전자 검사 결과 : 실무에서 사실상 결정적인 자료입니다
- 동거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 : 주민등록, 출입국 기록, 근무지 기록
- 임신 가능 시기의 정황 : 진료 기록과 출산 예정일 자료
- 안 날을 특정할 자료 : 검사 의뢰서, 대화 기록, 상담 이력
- 상대의 진술 : 인정하는 취지의 문자나 녹취
이 가운데 안 날을 특정할 자료가 의외로 중요합니다. 기간이 지났다는 항변이 나오면 그때부터 다툼의 무게가 그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사적으로 받은 유전자 검사도 자료가 되지만, 법원이 다시 감정을 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체를 어떻게 채취했는지가 문제 되지 않도록 절차를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가 감정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감정에 응하도록 명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그 사정 자체를 판단에 참작합니다. 협조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친자관계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정리됩니다.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고, 그에 따라 성과 본, 친권과 양육에 관한 사항도 바뀝니다.
부양 의무도 정리됩니다. 다만 이미 지급한 양육비를 당연히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별도의 청구가 필요하고, 인정 범위도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상속 관계도 함께 달라지므로, 이미 상속이 개시된 사안이라면 그 부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인의 범위가 바뀌면 이미 이뤄진 분할의 효력까지 문제가 되어, 뒤늦게 정정할수록 정리해야 할 일이 늘어납니다.
소송 중에 함께 정리해야 할 것들
친생부인 소송은 대개 이혼 절차와 함께 진행됩니다. 두 사건이 나란히 가면 양육비와 친권을 어떻게 정할지가 애매해지므로, 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해 소송이 끝날 때까지의 상태를 정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양육비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지도 자주 묻는 부분입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친자관계가 유지되므로 지급 의무도 남아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중단하면 이행명령이나 감치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반대로 상대가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도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면접교섭에 관한 판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를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면 그사이에 불이익이 쌓입니다.
혼동하기 쉬운 다른 절차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적용되는 상황이 다릅니다. 추정이 미치지 않는 경우에 쓰는 절차로, 2년의 기간 제한이 붙지 않습니다.
어느 절차를 택할지는 혼인 중 임신 여부와 동거 여부에 따라 갈립니다. 잘못 고르면 각하되고, 다시 제기하려 할 때는 기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버지를 법으로 확정하려는 경우에는 인지청구의 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방향이 반대인 절차입니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등록부의 기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라 학적과 각종 기록이 쌓이면 정정에 따르는 실무적 부담도 함께 늘어납니다.
먼저 하실 일
알게 된 날짜를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언제 무엇을 통해 알게 되었는지를 적어 두면 나중에 기간 다툼에서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서두르십시오. 2년은 길어 보이지만 감정을 정리하고 자료를 모으는 사이에 빠르게 지나갑니다. 기간이 지나면 사실이 무엇이든 절차 자체가 닫힙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법적 결론과 별개로 양육과 정서에 관한 문제가 남으므로,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그 부분까지 상담에서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846조(자의 친생부인) · 민법 제847조(친생부인의 소) · 민법 제844조(남편의 친생자의 추정)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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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으면 바로 정정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혼인 중 출생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며 이 추정은 법원의 판결로만 해제됩니다. 부부가 서로 인정해도 등록부는 그대로 남습니다.
2년은 언제부터 세나요?
출생일이 아니라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입니다.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사정을 알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봅니다.
아내도 소를 제기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미 준 양육비는 돌려받을 수 있나요?
당연히 반환되는 것은 아니고 별도의 청구가 필요하며, 인정 범위도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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