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과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 민법은 혼인 관계를 기준으로 아버지를 정하는 친생추정 제도를 두고 있고, 이 추정은 유전자 검사 결과 하나로 저절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추정을 깨려면 정해진 소송을 정해진 기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그 기간이 2년입니다. 이 짧은 기간을 놓쳐 되돌릴 수 없게 된 사건을 실무에서 종종 봅니다. 제도의 구조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친생추정 - 제844조의 세 가지 경우
제844조는 세 항으로 나뉩니다. 제1항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제3항은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도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조문은 2015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해 2017년에 개정되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개 제3항입니다. 이혼한 뒤 300일 안에 아이가 태어나면 새로 만난 사람의 아이라도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되어 출생신고 단계에서부터 막히는 상황이 생깁니다. 제845조는 재혼한 여성이 해산해 아버지를 정할 수 없을 때 법원이 정하도록 하는 별도의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친생부인의 소 - 누가 누구를 상대로
제846조는 부부의 일방이 제844조의 경우에 그 자녀가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남편만이 아니라 아내도 원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제847조 제1항은 상대방을 정합니다. 남편 또는 아내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소를 제기합니다. 남편이 제기한다면 아내나 자녀가 피고가 되고, 아내가 제기한다면 남편이나 자녀가 피고가 됩니다. 자녀가 미성년자라면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제2항은 상대방이 될 사람이 모두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둡니다. 관할은 자녀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가정법원이 원칙이며, 가사소송 가류 사건으로 분류되어 조정 전치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2년의 기산점 - 사유가 있음을 안 날
가장 중요한 제한이 제척기간입니다. 제847조 제1항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소를 제기하도록 합니다. 출생일이나 혼인 종료일이 아니라 사유를 안 날이 기준입니다. 그 사유란 친생자가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구체적 사정을 알게 된 것을 뜻하고,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기산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무에서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은 날, 상대방으로부터 사실을 들은 날, 출생의 경위를 알게 된 날이 기산점으로 주장됩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제척기간이어서 중단이나 정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협의 중이라거나 아이가 어리다는 사정으로 미루는 사이에 2년이 지나면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고, 그 뒤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어도 친자관계를 정리할 방법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상담에서는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를 가장 먼저 정리합니다.
출생신고 전이라면 - 허가 청구라는 간이 절차
2017년 개정으로 두 개의 조문이 신설되었습니다. 제854조의2는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입니다.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은 제844조 제3항의 경우, 즉 혼인 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경우에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제855조의2는 인지의 허가 청구로, 생부가 같은 경우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조문 모두 중요한 단서를 답니다.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유전자 검사 결과나 장기간의 별거 등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정하고, 허가를 받으면 제844조 제1항과 제3항의 추정이 미치지 않습니다. 소송보다 훨씬 간이한 절차이므로, 이 상황에 놓인 분들께는 출생신고를 하기 전에 이 절차를 검토하시라고 안내합니다. 신고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절차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친생부인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은 다르다
혼동되는 두 절차를 구분해야 합니다. 친생부인의 소는 친생추정이 미치는 경우에만 쓰는 절차이고, 2년의 제척기간과 제한된 원고 적격이 적용됩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추정이 미치지 않는 경우에 쓰는 절차로, 기간 제한이 없고 이해관계인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남의 아이를 자기 자녀로 출생신고한 경우, 혼인 외의 출생자를 혼인 중의 자녀로 신고한 경우가 후자에 해당합니다. 또한 판례는 동거의 결여 등으로 처가 남편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는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 왔습니다. 장기간의 별거나 해외 체류, 수감이 그런 사정으로 주장됩니다. 어느 절차를 택할 것인지가 사건의 성패를 가르므로, 소를 내기 전에 추정이 미치는 사안인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잘못 택하면 각하되고 그 사이에 기간이 지나갑니다.
결과가 미치는 범위와 준비할 자료
친생부인 판결이 확정되면 그 자녀와 남편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됩니다.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고, 부양의무와 상속권도 소급해 정리됩니다. 이미 지급한 양육비의 반환 문제가 이어질 수 있고, 생부에 대한 인지청구와 양육비 청구가 별도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준비할 자료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 기산점을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검사 결과지의 발급일, 사실을 알게 된 경위를 담은 대화 기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추정을 다투는 자료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중심이고, 별거나 체류를 보여 주는 출입국 기록, 주민등록 이력이 보강 자료가 됩니다. 셋째, 자녀의 복리에 관한 자료입니다. 판결 뒤 누가 양육할 것인지가 곧바로 문제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앞서기 쉬운 사건이지만, 실제로 결과를 정하는 것은 기간을 지켰는가와 절차를 옳게 골랐는가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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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유전자 검사 결과만 있으면 정정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친생추정이 미치는 경우에는 민법 제846조의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하며, 검사 결과는 그 소송에서 증거로 쓰일 뿐입니다.
2년은 언제부터 세나요?
제847조 제1항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으로 정합니다. 출생일이 아니라 친생자가 아니라고 의심할 구체적 사정을 알게 된 날이 기준이며, 제척기간이므로 중단되지 않습니다.
이혼 후 300일 안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출생신고 전이라면 민법 제854조의2의 친생부인 허가 청구나 제855조의2의 인지 허가 청구라는 간이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이 절차를 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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