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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8월 31일조회 14

한병철 변호사 [부산 이혼변호사] 집을 나간 배우자, 이혼사유가 되는가 - 민법 제840조 악의의 유기

배우자가 집을 나가 연락이 뜸해진 지 몇 달. 남은 쪽은 이것이 이혼사유가 되는지, 반대로 나간 쪽은 자신이 불리해지는지를 묻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정합니다. 그런데 집을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유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집에 있으면서도 유기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산에서 이혼 사건을 다루어 온 변호사의 시각으로 이 조문이 실제로 어떻게 읽히는지 정리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 조문의 핵심은 떠남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의무를 저버렸는가라는 평가에 있고, 그 평가는 결국 남아 있는 기록으로 이루어집니다.

유기의 두 기둥 - 동거·부양 의무의 방기

유기란 정당한 이유 없이 부부의 본질적 의무인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저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집을 나가는 것이 전형이지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같은 집에 살면서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 경우, 배우자를 내쫓거나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경우, 나가라고 강요해 나가게 만든 경우도 유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즉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 이행의 문제입니다. 몸이 어디에 있든 부부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판례가 배우자를 내쫓은 행위나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행위까지 유기로 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문을 잠근 쪽이 오히려 유기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악의라는 말의 무게 - 알면서 저버리는 것

조문의 악의는 일상어의 나쁜 마음보다 좁고 정확한 개념입니다. 자신의 행위로 배우자가 유기 상태에 놓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단순한 부주의나 무관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그래서 직장 발령으로 인한 장기 별거, 치료나 요양을 위한 떨어져 지냄, 부부 갈등을 식히기 위해 합의한 별거는 악의의 유기가 아닙니다. 유학이나 파견처럼 부부가 합의한 물리적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폭력이나 학대를 피해 집을 나온 경우는 더더욱 아닙니다. 판례는 이런 사정을 정당한 이유로 묶어 유기의 성립을 부정합니다. 결국 다툼은 나갔는가가 아니라 왜 나갔는가, 나간 뒤에 무엇을 했는가를 둘러싸고 벌어집니다. 일시적 가출 후 돌아오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상대가 복귀를 거부했는지 같은 사정도 악의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증명의 실제 - 무엇으로 보여주나

유기를 주장하는 쪽은 의무 방기의 사실과 그 계속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유기는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이어지는 상태이므로, 시작 시점과 지속 기간을 시간 순서로 보여주는 것이 설득의 뼈대가 됩니다. 실무에서 쌓는 자료는 생활비 이체 내역의 단절, 연락 기록의 공백, 주민등록상 주소 분리,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 않은 정황, 그리고 그 상태가 언제부터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날짜들입니다. 반대로 유기가 아니라고 다투는 쪽은 별거의 경위와 정당한 이유를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나가기 전의 갈등 상황, 폭언이나 폭력의 기록, 별거 중에도 생활비를 보낸 이체 내역, 자녀와의 면접 기록이 그것입니다. 같은 별거 기간이라도 이 자료들의 유무에 따라 유기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상대의 귀책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체 내역 외의 기억과 정황은 흐려지므로, 별거 초기부터 날짜가 남는 형태로 기록을 쌓아 두는 습관이 결과를 바꾸며, 메시지 하나 통화기록 하나가 훗날 결정적 증거가 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다른 사유와의 관계 - 제6호로 넓어지는 문

실무에서 악의의 유기는 단독으로보다 다른 사유와 함께 주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기의 요건을 정면으로 채우지 못하는 장기 별거도, 혼인 관계가 회복 불능으로 파탄되었다는 사정으로서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거가 길어질수록 어느 조문을 앞세울지의 전략의 문제가 되고, 두 사유를 함께 주장해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방식이 실무에서는 오히려 표준에 가깝고, 유기의 성립 여부는 위자료 산정에서 상대방의 유책성을 가늠하는 저울로도 작동합니다. 또한 유기를 한 쪽은 유책배우자가 되어 스스로 이혼을 청구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에 따라 같은 별거가 무기가 되기도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협의이혼 이야기가 오가는 중의 별거인지, 일방적 단절인지에 따라서도 평가가 달라집니다. 조문 하나의 성패보다 사건 전체의 구도를 놓고 청구 원인을 설계하는 것이 변호사의 일입니다. 유기 기간 중의 생활비 미지급은 별도로 과거 부양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이혼 청구와 함께 정리할 금전 항목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도 이 단계의 일입니다.

나가 있는 쪽의 방어 - 지금 할 수 있는 것

이미 별거 중인 사람이 유기라는 낙인을 피하려면 지금부터의 행동이 중요합니다. 생활비와 양육비를 계좌이체로 보내 기록을 남기고, 자녀와의 연락과 만남을 이어가며, 별거에 이른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의 유기를 주장하려는 쪽은 감정적 대응 대신 의무 방기의 시간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부터 연락이 끊겼고 언제부터 생활비가 멈췄는지의 기록이 법정에서는 백 마디 호소보다 무겁습니다. 유기는 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계속되는 상태이므로, 기록하는 쪽이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별거가 시작되었다면, 그 순간부터 사건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며, 초기 대응의 방향을 전문가와 함께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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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배우자가 가출한 지 6개월인데 바로 이혼 청구가 되나요?

기간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 의무를 저버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면 악의의 유기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출의 경위, 연락과 생활비의 단절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가 관건이 됩니다.

폭력을 피해 제가 집을 나왔습니다. 유기가 되나요?

아닙니다. 상대의 폭력이나 학대를 피하기 위한 별거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어서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오게 된 경위의 증거를 확보해 두면 상대의 유책사유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생활비만 안 주는 것도 유기인가요?

같은 집에 살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부양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면 유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소득이 있는데도 생활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체 내역 등으로 그 단절을 증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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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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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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