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받지도 않은 퇴직금을 어떻게 나누느냐는 물음, 그리고 연금은 나중 일이니 지금은 계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물음입니다. 두 질문의 답은 서로 다릅니다. 퇴직급여는 재산분할의 문제이고, 공적연금의 분할은 각 연금법이 정해 둔 별도의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함께 논의되지만 근거도 절차도 청구 기간도 다릅니다.
퇴직급여는 왜 나누게 되나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분할의 기준을 명의가 아니라 부부가 함께 이룩한 몫에 두고, 그 액수와 방법을 가정법원이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퇴직급여는 근무의 대가가 쌓인 것입니다. 그 근무가 혼인 기간과 겹친다면 그 부분은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수령하지 않은 퇴직급여도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다만 전부가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혼인 전의 근무 기간에 대응하는 부분과,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뒤의 기간에 대응하는 부분은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기간에 따른 안분이 계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근무 기간과 혼인 기간을 나란히 놓고 겹치는 구간을 먼저 찾는 것입니다.
퇴직연금은 형태부터 확인해야 하나
퇴직연금이라는 말 하나에 성격이 다른 제도가 섞여 있습니다. 확정급여형인지 확정기여형인지,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에 이미 옮겨져 있는지에 따라 평가 방법이 달라집니다.
확정기여형이나 개인형 계좌라면 현재 적립된 금액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확정급여형이라면 지금 퇴직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 쓰입니다.
어느 쪽이든 필요한 자료는 같습니다.
계산을 시작하려면 있어야 하는 것
· 재직증명서나 경력증명서에 적힌 입사일과 근무 기간
· 퇴직연금의 가입 형태와 현재 적립액
· 지금 퇴직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되는 퇴직급여액
· 국민연금 가입 내역, 곧 가입 기간과 예상 연금액
· 혼인관계증명서와 별거 시점을 보여 주는 자료
이 다섯 가지가 갖추어지기 전에는 비율을 이야기해도 숫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협의를 시작하기 전에 자료부터 모으는 편이 빠릅니다.
지금 정산할까 나중에 나눌까
퇴직급여를 나누는 방식은 크게 둘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는지에 따라 합의서에 적을 내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방식 | 어떻게 하는가 | 검토되는 상황 |
|---|---|---|
| 현재 정산 | 현재 시점의 금액을 산정해 다른 재산과 합쳐 한 번에 정산 | 부동산이나 예금이 함께 있어 상계할 여지가 있는 경우 |
| 장래 지급 | 실제로 퇴직급여를 받을 때 일정 비율을 지급하도록 정함 | 정년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거나 지금 나눌 다른 재산이 부족한 경우 |
장래 지급 방식에는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이행을 확보하는 장치를 함께 정해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령까지 몇 년이 남아 있다면 그 사이에 연락이 끊기거나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율만 적어 두고 헤어지면 그 비율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청구할지가 다시 문제 됩니다.
공적연금은 왜 다른 트랙인가
국민연금은 재산분할이 아니라 연금법 자체의 분할연금 제도로 처리됩니다. 근거 조문이 다르고 청구하는 곳도 다릅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다음 세 가지를 모두 갖추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 60세가 되었을 것
여기서 혼인 기간은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을 말하되, 별거나 가출 등의 사유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은 제외합니다. 제2항은 금액을 정하는데,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액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입니다.
제3항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분할연금은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합니다.
공무원연금에도 같은 이름의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다릅니다.
| 구분 | 국민연금법 제64조 | 공무원연금법 제45조 |
|---|---|---|
| 혼인 기간 | 5년 이상 | 5년 이상 |
| 상대방의 지위 | 노령연금 수급권자 |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 |
| 청구인의 연령 | 60세 | 65세 |
| 청구 기간 | 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5년 이내 | 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3년 이내 |
| 나누는 금액 |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 분할 |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 분할 |
공적연금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립학교 교직원과 직업군인에게는 각각 별도의 법률이 적용되고, 그 법률들도 분할연금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구조는 비슷하지만 연령과 청구 기간 같은 세부 요건은 해당 법률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협의를 시작하기 전에 배우자가 어느 제도의 가입자인지부터 확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비율은 어떻게 정해지나
퇴직급여를 나눌 때도 비율이 자동으로 절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재산과 마찬가지로 전체 기여도를 먼저 정한 뒤 그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퇴직급여에는 고유한 사정이 있습니다. 그 재산은 한쪽의 근로에서 직접 나온 것이고, 상대의 기여는 가사와 육아처럼 간접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혼인 기간의 길이, 자녀 양육의 분담, 상대의 소득 활동 여부가 함께 검토됩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을 다녔고 각자 퇴직급여를 쌓아 왔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양쪽의 퇴직급여를 모두 목록에 올린 뒤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한쪽 것만 올려놓고 나누자고 하면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혼인 중에 이미 퇴직하여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 돈이 부동산 구입이나 대출 상환에 쓰였다면 형태만 바뀐 것이므로 그 재산 안에서 평가됩니다. 문제는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생활비로 소비되었다면 남은 것이 없으므로 분할 대상에서 사라지지만, 상대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때 검토되는 것은 수령 시점 전후의 계좌 흐름입니다. 큰 금액이 입금된 뒤 어디로 나갔는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다툼이 길어집니다. 그래서 퇴직 시점이 혼인 기간 안에 있다면 그 무렵의 자료를 먼저 확보하게 됩니다.
혼인 기간은 어디까지 세나
두 트랙 모두 혼인 기간이 계산의 뼈대입니다. 그리고 두 연금법 모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거가 길었던 사안에서는 그 기간의 성격이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주민등록상 세대 분리, 생활비 지급 내역, 연락의 빈도 같은 자료가 검토됩니다.
재산분할에서도 사정이 같습니다.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시점을 언제로 보는지에 따라 안분되는 기간의 길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퇴직급여라도 이 시점을 1년 앞당기느냐 미루느냐에 따라 금액이 움직입니다.
별거를 시작했다면 그 무렵의 자료를 남겨 두십시오.
주민등록상 세대를 분리한 날, 마지막으로 생활비를 보낸 날, 짐을 옮긴 날짜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되짚어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협의서에는 무엇을 어떻게 적나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장면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이혼 협의서에 연금은 각자 갖는다고만 적어 두는 경우입니다.
이 한 줄이 분할연금 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읽히는지는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분할연금을 받을 생각으로 재산분할에서 연금을 빼 두었는데, 정작 요건을 갖추지 못해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의
퇴직급여와 공적연금은 근거가 다르므로 협의서에도 나누어 적어야 합니다. 퇴직급여는 어느 시점의 얼마를 어떤 비율로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공적연금은 분할연금 제도를 그대로 따를 것인지 아니면 달리 정할 것인지를 각각 적으십시오. 두 가지를 연금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 두면 그 문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나중에 다시 다투게 됩니다.
이혼할 때 배우자의 퇴직급여나 연금 가입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 자체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확인한 시점에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분할연금은 별개입니다. 재산분할의 기간이 지났더라도 각 연금법이 정한 요건과 청구 기간을 갖추었다면 그 제도에 따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트랙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서도 드러납니다.
정리
퇴직급여는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의 대상이고, 공적연금의 분할은 국민연금법 제64조나 공무원연금법 제45조 같은 각 연금법의 제도입니다. 근거가 다르니 절차도 기간도 따로 봅니다.
퇴직급여는 근무 기간과 혼인 기간이 겹치는 구간을 찾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분할연금은 혼인 기간 5년 이상이라는 문턱과 연령, 그리고 청구 기간을 확인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국민연금은 5년, 공무원연금은 3년입니다.
협의서에는 두 가지를 따로 적으십시오. 한 줄로 묶어 두면 그 문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뒤에 다시 문제 됩니다. 퇴직급여는 퇴직급여대로, 연금은 연금대로 적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나누나요?
제839조의2가 정한 기준에 비추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수령 전이라는 사정만으로 제외되지 않습니다. 혼인 기간에 대응하는 부분이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Q2. 국민연금 분할은 언제부터 받나요?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 기간 5년 이상, 이혼,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60세가 되었을 것을 요건으로 정합니다.
Q3. 청구 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국민연금법 제64조 제3항은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3항은 3년 이내에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Q4. 별거 기간도 혼인 기간에 들어가나요?
두 법 모두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Q5. 협의서에 "연금은 각자 갖는다"고 쓰면 되나요?
퇴직급여의 재산분할과 공적연금의 분할연금은 근거가 다르므로, 각각을 구분해 적어 두는 편이 뒤의 다툼을 줄입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상담 1533-7377
—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민법(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제839조의2 / 국민연금법(법률 제21203호, 시행 2026. 1. 1.) 제64조 / 공무원연금법(법률 제21065호, 시행 2025. 10. 1.) 제45조
이혼·가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