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입양된 뒤 양부모에게 오랫동안 맞으면서 자랐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 재판으로 파양을 하려고 하는데,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에 대한 배상도 함께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송을 따로 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재판상 파양에 따르는 손해배상을 어디까지, 어떤 절차로 구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 제908조가 약혼 해제의 손해배상 규정인 제806조를 준용하므로, 파양에 책임이 있는 양부모에게 재산상 손해와 함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도 청구할 수 있고 파양 소송과 한 번에 낼 수도 있습니다.
■ 학대는 법이 직접 적어 둔 파양 사유입니다
제905조는 재판상 파양 원인을 네 가지로 정했고, 그 첫째가 양부모가 양자를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등 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입니다. 지금은 성인이시므로 제898조에 따라 양부모와 협의해 파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양부모가 응하지 않거나 대화 자체가 어렵다면 가정법원에 재판으로 구하는 길로 가게 됩니다. 어린 시절 맞았던 기록, 병원 진료 내역, 당시 학교나 이웃이 본 내용이 이 단계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 마음고생도 배상 범위에 들어갑니다
제908조는 재판상 파양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제806조를 준용한다고만 짧게 적었습니다. 준용되는 제806조를 읽으면 내용이 드러납니다. ①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②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해서도 배상 책임이 있습니다. 학대로 생긴 치료비나 상담비 같은 실제 지출과, 오랜 시간 겪은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함께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액수는 학대의 기간과 정도, 남은 후유증 같은 사정을 보고 법원이 정합니다.
■ 위자료 청구권은 넘겨주거나 물려줄 수 없습니다
제806조 제3항은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청구권을 양도하거나 승계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배상 계약이 이미 성립했거나 소를 제기한 뒤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청구할 생각이 있다면 미루지 말라는 의미로 읽으셔야 합니다. 소를 내기 전에 사정이 생기면 그 권리가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파양 소송과 함께 내는 방법
가사소송법 제2조는 재판상 파양을 나류 사건으로, 파양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를 다류 사건으로 나눠 두었습니다. 둘은 같은 사실관계에서 나온 청구이므로 제14조에 따라 하나의 소로 묶을 수 있습니다. 관할은 제30조에 따라 양부모 중 한 사람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입니다. 나류와 다류 사건은 제50조에 따라 조정을 먼저 거치게 되어 있어, 소를 내더라도 조정 절차가 앞에 붙을 수 있습니다. 학대에 가담한 다른 사람이 있다면 다류 사건에는 제3자에 대한 청구도 포함됩니다.
■ 파양 뒤에 달라지는 것과 미리 챙길 것
제776조에 따라 입양으로 생긴 친족관계는 파양으로 끝납니다. 양부모와 서로 상속인이 되는 관계도 함께 사라지므로, 결정 전에 그 결과를 한 번 따져 보셔야 합니다. 준비는 ① 학대를 보여 줄 자료를 시기별로 모으고 ② 치료비와 상담비 영수증을 정리하며 ③ 양부모의 현재 주소를 확인해 관할 법원을 정하는 순서로 하시면 됩니다. 학대가 오래전 일이라면 시간이 흐른 만큼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지점도 있으니, 청구서를 쓰기 전에 변호사와 기간 문제를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776조, 제806조, 제898조, 제905조, 제908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4조, 제30조, 제50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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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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