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엄마는 이혼 뒤 일곱 살 딸과 부산 사하구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인 전 남편은 지난봄 호주로 일하러 떠났고, 약속한 양육비는 석 달째 끊겼습니다. 엄마가 부산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내려 하자 상대가 외국에 있는데 한국 법원이 다룰 수 있느냐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이 물음은 소송이 아니라 비송사건에서 제기된다는 점이 까다롭습니다. 국제사법은 비송사건의 국제재판관할을 제15조 한 조문으로 정리했는데, 그 조문은 소송 규정을 통째로 가져오지 않습니다.
비송사건에도 국제재판관할을 따로 따지는가
따집니다. 양육비, 친권자 변경, 후견인 선임, 실종선고, 상속의 한정승인처럼 가정법원이 심판으로 처리하는 사건에 외국 요소가 끼면, 우리 법원이 그 사건을 맡을 수 있는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어려움은 구조에서 옵니다. 국제사법 제3조의 일반관할은 피고의 일상거소를 기준으로 짜여 있는데, 비송사건에는 피고가 없거나 상대방이라는 자리가 아예 비어 있는 사건이 많습니다. 실종선고나 후견 개시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그래서 소송용 규정을 그대로 덮어씌우면 맞지 않는 곳이 생깁니다. 제15조는 그 어긋남을 세 단계로 나누어 처리합니다.
제15조는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하나
제1항은 일반 준칙입니다. 비송사건의 국제재판관할에 대해서도 제2조부터 제14조까지를 준용하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그렇게 한다고 적었습니다.
제2항은 사건의 종류별로 따로 갈 곳을 지정합니다. 실종선고 등은 제24조, 친족관계는 제56조부터 제61조까지, 상속과 유언은 제76조, 선박소유자 책임제한은 제89조로 보냅니다. 가사 실무에서 다루는 비송사건의 상당수가 이 목록 안에 들어옵니다.
제3항은 남은 자리를 메웁니다. 개별 규정이 없는 비송사건은 제2조의 실질적 관련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 비송사건의 종류 | 적용되는 관할 규정 | 기준이 되는 연결점 |
|---|---|---|
| 실종선고, 부재자 재산관리 | 국제사법 제24조 | 부재자의 국적, 마지막 일상거소, 국내 재산 |
| 양육비 등 부양 | 국제사법 제60조 |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 |
| 친권, 양육권, 면접교섭 | 국제사법 제59조 | 자녀의 일상거소, 부모 한쪽과 자녀의 국적 |
| 성년·미성년 후견 | 국제사법 제61조 | 피후견인의 일상거소, 국적, 국내 재산 |
| 상속 관련 처분 | 국제사법 제76조 | 피상속인의 일상거소, 국내 상속재산 |
| 그 밖의 비송사건 | 국제사법 제2조 | 당사자나 사안과 대한민국의 실질적 관련 |
사례의 양육비 심판은 어디에 걸리나
제60조 제1항입니다. 부양에 관한 사건은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으면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습니다.
양육비를 받을 사람은 부산에 사는 딸이므로 이 요건은 채워집니다. 전 남편이 호주에 있다는 사정은 관할을 막지 못합니다. 다만 송달과 나중의 집행은 별개의 산이어서, 관할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것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엄마가 같은 기회에 친권자 변경까지 구한다면 제59조를 봅니다. 자녀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으면 친권, 양육권, 면접교섭권에 관한 사건을 우리 법원이 맡을 수 있습니다.
소송 규정 가운데 그대로 오지 않는 것은
여기가 이 조문의 핵심입니다. 준용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루어지고, 국제사법은 몇 군데에서 그 범위를 명시적으로 잘라 냈습니다.
가장 분명한 예가 제13조입니다. 실종선고, 혼인과 친생자, 입양,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 후견, 유언, 가사조정처럼 개별 조문으로 관할이 정해지는 사건에는 합의관할과 변론관할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어느 나라 법원으로 가자고 미리 합의하거나, 관할을 다투지 않고 본안에 응했다고 해서 관할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신분과 후견처럼 공익이 걸린 사건을 당사자 뜻에 맡기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읽힙니다.
부양은 이 목록에서 빠져 있는 대신 따로 다룹니다. 제60조 제2항은 부양권리자가 미성년자이거나 피후견인이면 원칙적으로 관할 합의의 효력을 부정하고, 제3항은 같은 경우 변론관할을 막습니다. 사례의 딸은 미성년자이므로, 전 남편이 호주 법원으로만 다투기로 했다는 옛 합의를 꺼내도 그대로 통하기 어렵습니다.
변론관할
관할이 없는 법원에 소가 제기되었더라도 피고가 관할 위반을 주장하지 않고 본안에 대해 변론하면 그 법원에 관할이 생기는 제도입니다. 국제사법 제9조가 정하고, 친족·후견 사건 등에는 제13조로 적용이 배제됩니다.
여러 청구를 한 번에 묶을 수 있나
묶을 수 있지만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제6조 제3항은 혼인관계, 친생자관계, 입양관계, 부모·자녀 관계, 부양관계, 후견관계 사건의 주된 청구에 우리 법원의 관할이 있으면 친권자·양육자 지정이나 부양료 지급 같은 부수적 청구도 함께 제기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혼 청구에 관할이 있으면 양육비와 친권 문제도 따라 들어올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반대 방향은 막혀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부수적 청구에만 관할이 있다면 그것을 근거로 주된 청구까지 끌어올 수는 없습니다. 양육비 관할이 있다고 이혼 청구의 관할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 셈입니다.
조정도 같은 줄에 섭니다. 제62조는 친족관계 조문들에 따라 관할이 인정되는 사건이면 그 조정사건도 우리 법원이 맡는다고 정해, 조정을 먼저 거치는 국내 가사 절차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했습니다.
개별 규정이 없는 비송사건은 어떻게 판단하나
제15조 제3항이 제2조로 보냅니다. 당사자나 분쟁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지를 보고, 그 판단은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과 경제라는 이념에 맞추어야 합니다.
제2조 제2항은 규정이 없을 때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되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가사소송법이 그 사건을 어느 법원에 맡기는지가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 사건이 제15조 제2항의 목록에 들어가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들어간다면 해당 조문의 연결점, 대개 일상거소나 국적을 사실관계에 대입합니다.
- 합의관할이나 변론관할에 기대려 한다면 제13조와 제60조의 제한을 확인합니다.
- 목록 밖의 사건이면 제2조의 실질적 관련을 뒷받침할 사정을 모읍니다.
정리
국제사법 제15조는 비송사건의 국제재판관할을 세 겹으로 정리합니다. 소송 규정을 빌려 오되 성질에 맞는 범위로 한정하고, 친족·상속·실종 사건은 개별 조문으로 보냅니다. 나머지는 실질적 관련으로 판단합니다.
가사 비송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합의와 변론으로 관할을 만들 여지가 좁다는 것입니다. 당사자끼리 정한 약속보다 자녀와 피후견인이 어디에 사는지가 더 큰 힘을 가집니다. 외국에 사는 상대방을 둔 양육비나 친권 사건이라면 어느 조문의 어떤 연결점이 한국을 가리키는지를 먼저 정리한 뒤 변호사와 함께 청구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2조, 제3조, 제6조, 제9조, 제13조, 제15조, 제24조, 제59조, 제60조, 제61조, 제62조, 제76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 남편이 외국에 살아도 한국 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낼 수 있나요?
양육비 같은 부양 사건은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으면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습니다. 자녀가 한국에 살고 있다면 상대방이 외국에 있어도 관할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외국 법원에서만 다투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합의가 효력이 있나요?
부양권리자가 미성년자이거나 피후견인이면 그 합의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친권이나 후견에 관한 사건은 아예 합의관할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관할을 다투지 않고 답변했다면 관할이 생기나요?
일반 소송에서는 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지만, 친족관계·후견·실종선고 사건 등에는 그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의 부양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육비 관할이 있으면 이혼 청구도 함께 할 수 있나요?
반대 방향은 막혀 있습니다. 이혼 같은 주된 청구에 관할이 있으면 양육비를 함께 청구할 수 있지만, 부수적 청구에만 관할이 있다는 이유로 주된 청구를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4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이혼·가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