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결혼 6년째 되던 해 본국으로 돌아갔고, 아내는 아이와 함께 부산에 남았습니다. 전화는 점점 줄었고 생활비는 끊긴 지 오래입니다. 이혼을 마음먹고 나니 걱정이 하나 더 생깁니다. 남편 나라의 이혼 제도는 전혀 모르는데,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한다면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국제사법 제66조는 이 물음에 꽤 단순한 답을 줍니다. 부부 중 한쪽이 국내에 사는 한국 국민이라면 이혼은 우리 법으로 판단합니다. 그 원칙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정리합니다.
국적이 다른 부부의 이혼, 원래는 어느 나라 법인가
출발점은 혼인의 일반적 효력에 관한 제64조입니다. 제66조 본문이 이혼에 이 조문을 준용하기 때문입니다.
제64조는 순서를 정해 둡니다. 먼저 두 사람이 같은 나라 국적인지를 보고, 아니라면 같은 나라에서 생활하는지를 보며, 둘 다 아니면 이 부부와 가장 깊이 이어진 곳을 찾아 그곳 법을 씁니다. 국적이 다른 부부는 첫 단계에서 바로 탈락하고, 따로 사는 부부는 둘째 단계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셋째 단계가 남습니다. 가장 밀접한 곳이 어디냐는 판단은 사안마다 다투어질 여지가 커서, 원칙만으로는 예측이 흔들립니다.
한국인 한쪽이 국내에 살면 무엇이 달라지나
단서가 순서 전체를 건너뜁니다.
제66조 단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편이든 아내든 한 사람이 한국 국적이면서 국내에 생활 근거를 두고 있다면, 그 부부의 이혼은 우리 법으로 판단합니다. 상대 배우자의 국적이 어디든, 그 사람이 지금 어느 나라에 살든 따지지 않습니다. 두 요건만 봅니다. 한국 국적일 것, 그리고 생활의 중심이 국내에 있을 것입니다.
도입부의 사례가 그대로 여기에 걸립니다. 아내가 한국 국민이고 부산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으니, 남편 나라의 법을 조사할 필요 없이 우리 민법으로 이혼 사유와 효과를 따지게 됩니다.
| 부부의 상황 | 적용되는 법 | 근거 |
|---|---|---|
| 한국 국적 아내가 부산에 살고, 외국 국적 남편은 본국에 거주 | 대한민국 법 | 제66조 단서 |
| 한국 국적 남편이 서울에 살고, 아내는 다른 나라 국적으로 제3국 거주 | 대한민국 법 | 제66조 단서 |
| 같은 외국 국적 부부가 한국에서 생활 | 그 나라 법 | 제64조 제1호 |
| 국적이 다른 외국인 부부가 같은 나라에 거주 | 그 거주국 법 | 제64조 제2호 |
| 한국 국적 배우자도 해외 거주, 국적과 거주지가 모두 엇갈림 | 부부와 가장 깊게 연결된 곳의 법 | 제64조 제3호 |
단서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
한국 국적이라도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단서에 걸리지 않습니다. 국적과 거주라는 두 조건이 한 사람 안에서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가 함께 제3국에 살다가 갈라서는 경우라면, 다시 제64조의 순서로 돌아가 같은 일상거소지인 그 나라 법이 먼저 검토되고, 둘 다 외국 국적인 부부가 한국에서 살다 헤어지는 경우도 같은 나라 사람이라면 그 본국법이 앞섭니다.
이렇게 외국법이 지정되더라도 우리 법원이 스스로 그 내용을 직권으로 조사해야 하고, 필요하면 당사자에게 자료를 내 달라고 요청합니다. 준비할 자료가 많아지는 길이라 단서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우리 법이 적용되면 실제로 무엇을 쓰나
민법의 이혼 규정을 그대로 씁니다. 외국인 배우자라고 해서 덜 쓰이거나 다르게 쓰이는 조항은 없습니다.
- 재판상 이혼 사유: 민법 제840조의 여섯 가지. 생활비를 끊고 연락을 피하는 사정은 악의의 유기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다툴 수 있습니다.
- 재산분할: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 위자료: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은 약혼 해제의 손해배상 규정을 준용해 정신적 고통까지 포함합니다.
- 제척기간: 부정행위는 안 날부터 6개월,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그 사유로 청구하지 못합니다.
재산분할 기간은 특히 놓치기 쉬우므로, 상대가 해외에 있어 이혼 뒤 연락이 더 어려워지는 사안이라면, 이혼 청구와 함께 분할 청구까지 한 번에 묶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국내에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여 주나
일상거소는 주소 등록 하나로 끝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실제로 어디서 생활을 꾸려 왔는지가 핵심입니다.
확인할 것
· 국내 거주 기간이 드러나는 주민등록초본과 임대차계약서
· 국내 직장의 재직 증명이나 사업자 등록
· 자녀의 어린이집, 학교 재학 증명
· 국내 병원 진료 기록, 공과금 납부 내역
· 최근 몇 년의 출입국사실증명
해외 체류가 잦았던 분이라면 출입국 기록이 오히려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짧은 체류가 여러 번 쌓인 것과 생활 자체를 해외로 옮긴 것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출장이나 단기 방문이었다는 사정을 설명할 자료를 곁들이십시오.
법이 정해지면 한국 법원에 바로 낼 수 있나
준거법과 관할은 따로 따집니다.
국제사법 제56조 제1항은 혼인관계 사건에서 우리 법원이 맡는 경우를 네 가지로 적었습니다. 한쪽이 지금 국내에 살고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함께 살던 곳도 국내였던 때, 소를 내는 쪽과 미성년 자녀가 함께 국내에서 지내는 때, 두 사람 모두 한국 국적인 때, 그리고 국내에 사는 한국인 원고가 혼인을 끝내는 것만 청구하는 때입니다. 도입부의 아내는 첫째와 둘째에 모두 걸립니다.
이혼 외의 문제는 각자의 규칙을 따릅니다. 아이의 친권과 양육은 부모와 자녀의 본국법이 모두 같지 않으면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으로 갑니다. 한국에서 이루어진 이혼 뒤의 부양 문제는 그 이혼에 적용된 법을 따르므로, 이혼이 한국법으로 정리되면 부양도 같은 축으로 묶입니다.
정리
부부 국적이 서로 다르면 원래는 단계를 밟아 준거법을 찾아야 하지만, 한쪽이 국내에 생활 근거를 둔 한국 국민이라면 그 단계를 건너뛰고 대한민국 법이 적용됩니다. 상대 배우자의 국적과 거주지는 이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먼저 국내 생활을 보여 줄 자료를 모으고, 관할 요건까지 함께 맞는지 확인하십시오. 재산분할의 2년 기한과 상대가 해외에 있는 데서 오는 송달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니, 청구서 작성 전에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국제사법 제18조, 제56조, 제64조, 제66조, 제72조, 제73조 · 민법 제806조, 제839조의2, 제840조, 제841조, 제84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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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남편 나라에서는 이혼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 이혼할 수 있나요?
본인이 한국 국민이고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이혼에는 대한민국 법이 적용됩니다. 상대 나라의 이혼 제도와 무관하게 민법의 이혼 사유와 절차로 판단합니다.
제가 1년 전부터 해외 근무 중입니다. 그래도 한국법이 적용되나요?
일상거소가 국내에 있어야 단서가 적용됩니다. 파견 기간과 국내 주거 유지 여부, 가족의 거주지 같은 사정으로 생활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따지게 되므로 자료를 갖춰 판단을 받아 보셔야 합니다.
이혼이 한국법으로 정해지면 아이 양육 문제도 한국법인가요?
양육과 친권은 별도 규칙을 따릅니다. 부모와 자녀의 본국법이 모두 같지 않으면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르므로, 아이가 한국에 살고 있다면 결과적으로 한국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 남편과 저 모두 한국에 살다가 남편만 출국했습니다. 어느 법원에 내나요?
부부 한쪽의 일상거소가 국내이고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도 국내였다면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습니다. 국내 관할은 가사소송법의 재판상 이혼 관할 규정에 따라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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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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