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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3일조회 0

조카 재산 맡은 삼촌, 요구되는 주의 수준

형님 내외의 장례를 치르고 한 달쯤 지나 가정법원 심판문이 도착했습니다. 열네 살 조카의 미성년후견인으로 삼촌을 선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카 통장에는 사망보험금이 들어와 있고, 형님 명의였던 아파트도 곧 조카 앞으로 넘어옵니다. 가족이니 내 돈처럼 아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민법이 후견인에게 거는 기준은 그보다 한 단계 높습니다. 그 기준이 일상의 관리에서 어떤 행동으로 바뀌는지 짚어 봅니다.

내 돈 다루듯 아끼면 충분하지 않나

충분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956조는 위임에 관한 제681조를 후견인에게 끌어다 씁니다. 맡은 사람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사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조문입니다. 그 사람이 평소 얼마나 꼼꼼한지는 따지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사람이라면 마땅히 기울였어야 할 주의를 잣대로 삼습니다.

부모와 견주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제922조는 친권자에게 자기 재산에 관한 행위와 같은 정도의 주의만 요구합니다. 같은 아이의 같은 재산인데, 부모가 쥐고 있을 때와 삼촌이 쥐고 있을 때 책임을 재는 자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친족 후견인이라 해도 법은 남의 재산을 맡은 사람으로 대합니다.

구분부모(친권자)삼촌(미성년후견인)
주의의 잣대자기 재산을 다룰 때와 같은 정도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무엇과 비교하나그 부모의 평소 습관그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통상 기대되는 수준
끝날 때의 정리관리의 계산임무 종료 후 1개월 내 재산 계산
제3자가 준 재산반대 의사가 있으면 관리 불가같은 규정이 그대로 준용됨

선관주의는 실제로 어떤 행동을 요구하나

조문은 추상적이지만 일상의 관리로 옮기면 몇 가지로 모입니다.

  • 조카 돈은 조카 명의 계좌에 따로 둡니다. 삼촌 계좌에 잠시라도 섞이면 어느 돈이 누구 것인지 나중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학원비, 교복값, 병원비처럼 조카를 위해 쓴 돈도 영수증과 사용처를 남깁니다.
  • 원금이 흔들리는 투자는 피합니다. 불려 주려던 선의였어도 손실이 나면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 쉽습니다.

이 목록이 조문에 그대로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훗날 조카나 다른 친족이 관리 내용을 문제 삼을 때 주의를 다했다는 증명은 결국 이런 기록에서 나옵니다.

선임 직후 두 달 동안 무엇부터 하나

제941조 제1항은 후견인이 지체 없이 재산을 조사해 2개월 내에 목록을 만들도록 정합니다. 사정이 있으면 법원 허가로 그 기한을 늦출 수 있습니다.

목록이 끝나기 전에는 손이 묶입니다. 제943조는 긴급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그 재산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게 합니다. 보험금이 들어왔다고 곧장 예금 상품을 갈아타거나 아파트에 세입자를 들이는 일은 목록 작성 뒤로 미루는 편이 맞습니다.

  1. 형님 내외 명의의 금융 자산, 부동산, 보험 계약을 조회합니다.
  2. 조카 앞으로 상속되거나 지급된 재산을 항목별로 적습니다.
  3. 삼촌과 조카 사이에 주고받을 돈이 있는지 따로 표시합니다.
  4. 후견감독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조사와 목록 작성에 함께 참여시킵니다.
  5. 완성한 목록과 근거 서류를 한 묶음으로 보관합니다.

3번은 가볍게 넘기기 쉬운 항목입니다. 감독인이 있는 사건에서 삼촌이 조카에 대한 채권을 알면서도 목록 완성 전에 감독인에게 내보이지 않으면, 제942조 제2항에 따라 그 채권을 포기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장례비를 대신 치렀다면 이 단계에서 밝혀 두어야 합니다.

외할머니가 조카에게 준 돈도 삼촌이 맡나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956조가 함께 끌어온 제918조가 이 장면을 다룹니다. 조카에게 대가 없이 재산을 준 제3자가 후견인의 관리에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면 삼촌은 그 재산을 관리하지 못합니다. 외할머니가 손주 앞으로 예금을 넣어 주면서 사돈 쪽 사람은 손대지 말라고 분명히 해 둔 경우가 전형입니다.

그러면 누가 맡느냐는 물음이 남는데, 준 사람이 관리인을 지정했다면 그 사람이 맡고, 지정이 없으면 조카 본인이나 친족이 청구해 법원이 관리인을 고릅니다. 가사소송법은 이 선임을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무상으로 받은 재산의 별도 관리
증여처럼 대가 없이 조카에게 건너온 재산은 준 사람이 반대하면 후견인의 손을 떠납니다. 이때 선임된 관리인에게는 부재자 재산관리인의 목록 작성, 법원의 처분 명령, 담보와 보수에 관한 규정이 준용됩니다.

이렇게 갈라진 재산은 삼촌 장부와 섞지 말고 처음부터 별도로 적어 두십시오.

급할 때 조카 돈을 잠깐 빌려 쓰면 어떻게 되나

가장 위험한 장면입니다. 가게 자금이 모자라 조카 계좌에서 꺼내 쓰고 다음 달에 채워 넣겠다는 계산은 법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제958조 제2항은 후견인이 자기를 위해 피후견인의 금전을 소비한 때에는 소비한 날부터 이자를 붙이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원금을 돌려놓았다고 끝나지 않고, 꺼낸 날부터 셈이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법원의 눈도 닿아 있습니다. 제954조에 따라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조카 본인,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의 청구로 재산 상황을 조사하고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습니다. 사정이 무거우면 제940조에 따라 후견인 자리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주의
삼촌이 조카 소유 아파트를 사들이거나 조카 돈으로 삼촌의 빚을 갚는 일처럼 두 사람의 이해가 부딪히는 행위는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제949조의3이 준용하는 제921조에 따라 특별대리인을 세워야 하고,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감독인이 조카를 대리합니다.

조카가 성년이 되면 어떻게 마무리하나

민법상 성년은 만 19세이고, 조카가 그 나이에 이르면 후견인의 역할도 끝납니다.

제957조는 임무가 끝나면 1개월 내에 재산 계산을 하도록 정합니다. 그동안 들어오고 나간 돈을 정리해 조카에게 넘기는 절차이고, 감독인이 선임돼 있다면 그 사람이 빠진 계산은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계산 결과 돌려줄 돈이 남으면 제958조 제1항에 따라 계산이 끝난 날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끝난 뒤라도 급박한 일이 있으면 조카가 직접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는 손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확인할 것
· 조카 명의 계좌와 삼촌 계좌가 완전히 나뉘어 있는지
· 선임 후 2개월 안에 재산 목록을 마쳤는지
· 지출마다 영수증과 사용처가 남아 있는지
· 제3자가 관리에 반대한 재산을 따로 적어 두었는지
· 성년 도달 뒤 1개월 안의 계산 일정을 잡아 두었는지

정리

미성년후견인이 된 삼촌에게 요구되는 것은 가족으로서의 성의가 아니라 남의 재산을 맡은 사람의 주의이고, 부모가 같은 재산을 쥐고 있을 때보다 기준이 한 단계 높습니다.

분리 보관, 꼼꼼한 기록, 두 달 안의 목록, 끝날 때 한 달 안의 계산. 이 네 가지만 지켜도 뒤에 남을 다툼의 상당 부분이 사라집니다. 이미 관리 방식이 꼬여 있거나 다른 친족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기록을 들고 변호사와 함께 바로잡을 순서부터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4조, 제681조, 제691조, 제918조, 제921조, 제922조, 제940조, 제941조, 제942조, 제943조, 제949조의3, 제954조, 제955조, 제955조의2, 제956조, 제957조, 제958조, 제959조 · 가사소송법 제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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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조카 생활비를 제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조카 통장에서 받아도 되나요?

가능은 하지만 건마다 영수증과 사용처를 남겨야 합니다. 기록 없이 오가는 돈은 의심을 사기 쉬우니 조카 명의 계좌에서 직접 지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후견인이 되면 보수를 받을 수 있나요?

후견인이 청구하면 법원이 조카의 재산 상태와 사정을 참작해 조카 재산에서 상당한 보수를 줄 수 있습니다. 사무에 드는 비용도 조카 재산에서 지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재산 목록을 두 달 안에 못 끝내면 어떻게 하나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에 연장 허가를 구하면 됩니다.

외할머니가 조카 몫으로 준 예금을 제가 관리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대가 없이 재산을 준 사람이 후견인의 관리에 반대하면 그 재산은 후견인이 관리하지 못합니다. 외할머니가 관리인을 지정하지 않았다면 조카나 친족의 청구로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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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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