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을 선언하기로 마음먹으면, 곧바로 두 가지 현실적인 질문에 부딪힙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돈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입니다. 졸혼은 이혼과 달리 법적으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 재산을 반씩 나누는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 생활비를 부담할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졸혼은 “선언”보다 “약속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정해 두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감정이 정리돼 졸혼에는 합의했는데 정작 생활비·재산·보험 같은 돈 문제를 구두로만 정해 두었다가 몇 달 뒤 다시 다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 글에서는 졸혼 선언 후의 생활 방식과, 생활비·재산을 실제로 어떻게 분담·관리할지를 실무 관점에서 정리하겠습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졸혼은 법률혼 유지 → 재산분할청구권은 없고(이혼해야 발생), 생활비 분담 의무는 남습니다.
부부 생활비는 약정이 없으면 공동 부담이 원칙(민법 제833조) → 졸혼 합의로 분담을 정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를 안 주면 부양료 청구가 가능합니다(민법 제826조). 다만 과거분은 ‘청구한 때’ 이후만 원칙입니다.
재산은 부부별산제라 각자 관리 → 합의서에 처분 통지·은닉 방지 조항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바뀔 수 있어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부산 해운대) ·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한병철
졸혼 선언 후, 실제로 어떻게 사나요?
졸혼의 생활 형태는 정해진 틀이 없고, 부부가 합의로 만듭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 유형은 크게 셋입니다.
별거형 — 각자 다른 거처에서 생활하며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형태. 가장 전형적인 졸혼입니다.
부분 졸혼형 — 같은 집에 살되 생활 시간·공간·재정을 분리하는 형태. 주거비를 아끼면서 독립성을 확보합니다.
경제적 독립형 — 한쪽(주로 가사를 전담해 온 배우자)이 취업·창업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해 스스로 생활을 꾸리는 형태.
어떤 형태든, 먼저 정할 것은 부부의 어떤 의무를 어디까지 유지하고 어디까지 조정할지입니다. 부부에게는 동거·부양·협조 의무가 있고(민법 제826조 제1항), 여기에 정조의무가 더해집니다. 졸혼은 이 중 동거의무를 사실상 내려놓는 것이지만, 부양의무·정조의무까지 각서 한 장으로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면제하고 무엇을 남길지”의 범위를 분명히 하고, 주거 지정, 자녀·손주 관련 대응(명절·경조사에서 부모 역할 유지 여부)까지 함께 합의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출발점입니다.
생활비는 누가 얼마나 부담하나요?
졸혼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지점입니다. 법은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 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정합니다(민법 제833조). 여기서 핵심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이라는 부분입니다. 즉 부부는 합의로 생활비 분담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졸혼 합의서가 바로 그 약정에 해당합니다.
또한 부부간 부양의무(민법 제826조 제1항)는 대법원이 ‘제1차 부양의무’로 보아, 부양받을 사람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수준으로 보장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따라서 경제력이 있는 배우자가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가정법원에 부양료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양료, 이 두 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① 액수 산정은 당사자 쌍방의 재산 상태·수입·생활 정도·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대법원 2011다96932). 정해진 정액이 없으므로 사안마다 다릅니다.
② 과거 부양료는 원칙적으로 “상대에게 생활비 지급을 청구한 때” 이후의 것만 받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8. 25.자 2014스26 결정). 생활비가 끊겼다면, 내용증명 등으로 지급을 요구한 사실과 시점을 분명히 남겨 두어야 그 이후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별거 중이라도 혼인관계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부양의무가 유지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23. 3. 24.자 2022스771 결정). 졸혼은 ‘이혼’이 아니라 혼인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생활비 분담 문제에서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러니 합의서에는 생활비 액수, 지급일, 지급 방법(계좌·자동이체), 지급 기간, 물가·상황 변동 시 조정 방식, 자녀 관련 비용까지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재산은 어떻게 관리·분담하나요?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택하고 있어,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각자의 것입니다(민법 제830조). 졸혼을 해도 상대방 명의 재산을 당연히 나눠 갖는 것은 아니며,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을 청산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시에 비로소 생깁니다(민법 제839조의2). 즉 졸혼 중에는 “재산을 반씩 나누자”는 법적 청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산은 ‘나누기’보다 ‘관리·보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다음을 담아 두면 분쟁과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부부 재산 목록(부동산·예금·보험·연금 등)을 함께 확인하고 문서화
공동으로 형성한 주요 재산을 처분할 때 상대방에게 사전 통지·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
일방의 임의 처분·은닉을 막기 위한 확인 장치(필요 시 등기·계좌 관련 사항 명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졸혼을 하며 배우자에게 재산을 실제로 넘기면, 이는 이혼 재산분할이 아니라 부부간 증여여서 증여세 문제가 생깁니다. 다만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원(10년 누적,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제1호)까지는 증여세가 없습니다. 큰 재산, 특히 부동산을 옮길 계획이라면 세금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졸혼과 이혼의 세금 차이는 아래 관련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채무도 재산의 일부로 보고 관리해야 합니다. 부부 일방이 일상가사에 관해 진 빚은 다른 일방도 연대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민법 제832조), 졸혼 후에는 각자의 채무를 각자 부담한다는 점, 상대 명의 채무에 보증을 서지 않는다는 점을 합의서에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건강보험·연금 같은 고정비는 어떻게 되나요?
졸혼 후 실제 지갑에 영향을 주는데도 자주 놓치는 부분이 건강보험입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에서 배우자는 함께 살지 않아도 부양 요건 자체는 인정됩니다. 다만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연간 합산소득이 2,000만원을 넘거나 재산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를 따로 내야 합니다. 즉 경제적 독립형 졸혼으로 취업·창업을 해 소득이 생기면, 그동안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유지되던 자격이 바뀔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연금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졸혼은 이혼이 아니므로 국민연금 분할연금(국민연금법 제64조, 이혼을 요건으로 함)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결국 건강보험료·연금·통신비·보험료 같은 고정비를 누가 부담할지도 생활비 항목과 함께 합의서에 정해 두면 이후의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졸혼 합의서, 법적 효력이 있나요? 무엇을 담아야 하나요?
졸혼 합의서(각서)는 부부 사이의 계약으로, 내용이 일방적으로 지나치게 불리하거나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는다면 효력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고, 위반 시 손해배상이나 이행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제3자(채권자 등)나 강행규정 앞에서는 각서의 힘이 제한되고, 정조의무를 완전히 면제하는 조항을 두더라도 이후의 외도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판례가 있어(혼인관계 파탄 여부에 따라 결론이 갈림)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 합의서에 반드시 담기를 권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졸혼 합의서 체크리스트
면제·유지할 의무의 범위(동거·부양·정조·협조)
주거 지정(누가 어디서 생활할지)
생활비: 액수·지급일·지급 방법·기간·조정 방식
재산 관리: 목록 확인, 처분 시 통지·동의, 은닉 방지
채무: 각자 부담 원칙, 상대 채무 보증 금지
건강보험·연금 등 고정비 부담 주체
자녀·손주 관련(양육·경조사·명절 역할)
위반 시 효과, 재결합·해지·이혼 전환 시 처리
재산·생활비를 더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부부가 가정법원의 조정 절차를 통해 별거와 재산 관계를 매듭짓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맞을지는 재산 규모, 자녀 관계, 두 사람의 합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므로, 합의서 작성 단계에서 한 번쯤 법률 검토를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산에서 졸혼·이혼 변호사를 찾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졸혼 합의나 이후의 이혼·재산 문제로 변호사를 선임할 때 확인할 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전문분야 여부, ② 재산·세금·부동산이 얽힌 사건의 실무 경험, ③ 초기 대응(재산·채무 파악, 합의서 설계) 가능성입니다. 졸혼은 생활비 분담부터 재산 관리·증여세·건강보험까지 얽히므로, 재산 문제를 다뤄 본 경험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영남권(부산·울산·창원·김해·양산·대구·포항)과 제주, 그리고 서울·경기 등 각 지역의 이혼·재산 관련 의뢰를 직접 처리해 왔습니다. 재산 분담과 세금에서 비중이 큰 부동산 쟁점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 졸혼 상담에서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졸혼하면 생활비를 안 줘도 되나요?
A. 아닙니다. 부부간 부양의무는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한 계속되므로(민법 제826조), 경제력 있는 배우자가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가정법원에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부 생활비는 약정이 없으면 공동 부담이 원칙이고(민법 제833조), 졸혼 합의로 분담을 정할 수 있습니다.
Q. 생활비를 얼마로 정해야 하나요?
A. 법으로 정해진 금액은 없습니다. 부양료는 두 사람의 재산·수입·생활 정도·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합의로 액수·지급일·지급 방법·기간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졸혼하면서 재산을 미리 나눠 두면 세금이 없나요?
A. 졸혼 중 배우자에게 재산을 넘기는 것은 증여로 보아 증여세 대상입니다.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원(10년 누적)까지는 비과세되지만, 큰 재산은 세금 검토가 필요합니다. 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은 이혼 시에 성립합니다.
Q. 졸혼 후 일을 시작하면 건강보험은 어떻게 되나요?
A. 배우자는 별거해도 피부양자 부양 요건은 인정되지만, 소득(연 2,000만원 초과 등)·재산 요건을 넘으면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됩니다. 취업·창업으로 소득이 생기면 보험료 부담이 달라질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Q. 부산에서 졸혼·이혼 변호사를 찾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분야 인증 여부, 재산·부동산 관련 실무 경험, 초기 대응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변협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로 부산 해운대를 거점으로 영남권·제주 및 각 지역 사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졸혼은 “각자 자유롭게 살자”는 선언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는 여전히 부부이기에 생활비 분담 의무와 부양의무가 남고, 재산은 나뉘지 않은 채 각자 명의로 관리되며, 건강보험 같은 고정비도 새로 조정해야 합니다. 결국 생활 방식·생활비·재산·채무·고정비를 문서로 구체화해 두는 것이 졸혼을 분쟁 없이 유지하는 핵심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은 재산 구성·소득·혼인 기간·합의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금·건강보험 부분은 시점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진행 전 세무·건강보험 관련 확인을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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